1892년부터 미국에서 제조되었던 해밀턴 시계는 1969년에 이를 중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오메가로 유명한 스와치그룹이 인수하여 모든 시계는 스위스에서 제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감성과 스위스의 정밀함이 만들어내는 어울림은 스위스시계보다는 살짝 투박한감이 있지만 여러면에서 특이하고 과감한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어 인상깊게 남습니다. 맨인블랙의 벤츄라가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맨인블랙의 시계는 모두 기억하듯이 말입니다.
해밀턴 오픈하트는 오토매틱시계입니다.다이얼의 화려함이 핸즈로 정리되어 남자들의 손목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버립니다.
슥슥 로터가 움직이는 소리는 다이얼에 무브먼트가 살짝 보이는 오픈하트를 들여다 보게 만듭니다.이런걸 손목에 착용하면 어떨지 잠깐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생각이 제가 제작하는 밴드와 결합할 걸 생각하니 좀 긴장되었습니다.
이번 시계는 고객님께서 가죽밴드로 교체를 원하셔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시계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하셨는데 기성밴드보다 두껍고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셨습니다.버클은 없어서 저희 쪽에서 제공해 드렸습니다.
>> 작업내용
외피는 이태리 피렌체 가죽을 사용하였습니다. 이 가죽은 더이상 수입이 안되는 가죽으로 어쩌면 저희쪽으로 입고된 것이 마지막일 수있습니다.이 가죽은 물성이 좋아 스크래치에도 강합니다.살짝 긁혀도 핸드크림으로 슥슥 문지르면 새것같이 복원됩니다. 피렌체 밝은 색상의 가죽은 에이징이 되면 더 멋스럽게 착용하실 수있습니다. 물성이 탁월해서 내피로도 사용한 적이 있는데 고객님이 아주 만족해 하셨습니다. 이 가죽은 코로나 이후로는 더이상 수입이 안된다는 말을 듣고 아쉬워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더 알뜰살뜰 사용하고 있습니다.아무리 수입가죽이어도 이런 가죽을 만나기는 쉽지않기 때문입니다.
오픈하트의 내피로는 스위프트 내추럴을 사용하였습니다.이것도 물성이 좋은 가죽입니다. 물방울이 또르륵 굴러갈 정도로 물에 강합니다.그래서 내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사용하는 저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다만 아쉬운 점은 수동피할이 좀 어렵습니다.
보강재는 살라만더를 사용하였습니다. 부드러운 착용감을 줄 수있게 하드한 보강재보다는 부드러운 보강재를 선택하였습니다. 보형물은 시계헤드에 맞게 이단으로 만들어 그라인더로 작업하여 단차가 생기지 않도록 작업하였습니다.해밑턴의 투박한 느낌이 있어 두께를 더 넣었더니 시계앤드가 꽉차 답답한 느낌을 줄 수있어 스프링바부분을 피할하여 보강재를 덧대어 드렸습니다. 고객님의 요청대로 전체를 두껍게 제작하는대는 무리가 있어 보형물을 두껍게 하여 볼륨감을 살려 드렸습니다.
스티치는 비니모5호를 사용하였습니다.다이얼 색상에 맞춰 옐로우톤의 베이지를 넣어 드렸습니다.시계헤드의 두께감이 있다보니 고겍님께서 굵은 밴드를 원하셨어요. 스티치가 눈에 띄는 걸 원하셔서 과감하게 넣어 봤습니다.
고객님께서 보조고리도 두껍게 원하셨어요. 이번 보조고리는 너비와 두께를 모두 2mm씩 더 주어 작업하였습니다. 고정형에도 스티치를 넣어 사용하면서 분리되는 것을 방지하였고 이동형에도 튼튼하게 스티치를 넣어 드렸습니다.
>> 작업후기
해외에서 구입한 시계여서 더 아낀다는 고객님의 사연에 잔뜩 긴장하여 작업하였습니다. 가죽밴드제작시에 고객님의 시계가 입고된 상태로 작업을 하는 것이 저로서는 더 수월합니다. 그것은 시계헤드와의 조화와 착용시 불편한 점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죽의 성질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형물까지 넣은 상태로 굴곡지게 되는 부분까지 고려하는 것이 저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계를 입고 시켜 주시면 디자인을 비롯하여 불편한 점까지도 개선하여 작업해 드립니다. 이번 고객님은 시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어서 여러가지 원하는 부분을 직접적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이런 작업이 더 어렵기는 하지만 고객님께서 이번 결과물에 좋아하셔서 저도 상세한 주문제작의 색다른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